단발머리였을 시기니까 벌써 2년 전에 다녀온 여행.
바다도 좋아하고 흩날리는 벚꽃도 좋아해서 1박 2일로 4월 둘째주에 태안으로 떠났다. 여행 전 날 이것저것 장보고 도시락도 만들어가고, 내가 좋아하는 스콘도 사다줘서 행복하고 귀여웠던 여행. 지금와서 돌아봐도 너무 행복했던 여행이라 다시 한번 회상해보는 포스팅!
3월 말 4월 초면 서울의 벚꽃은 다 지는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간 태안에서는 한참 벚꽃이 만개해있었다. 서해안 벚꽃은 4월 초중순정도까진 이렇게 활짝 펴있는 것 같다. 원래 서산유기방가옥으로 수선화축제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사람이 정말 많고 차도 정말 많아서 그냥 방향을 틀어서 태안으로 바로 갔다.
4월 11일이었는데 벚꽃 막차는 앞으로 무조건 바닷가로 가야겠다 다짐했던 날. 사람도 차도 많지 않아서 속도 줄이고 여유롭게 드라이브하고, 한적한 바닷가에서 예쁘게 준비한 도시락 먹으면서 해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다.
일도 많고 일에 공부에 하루가 부족한 사람 둘이 여행가면 이렇게 햇볕 받으면서 마음-껏 쉬고싶어진다. 바다에 폭신하게 젖었을 모래를 밟으며 발자국을 남기고 싶었는데 원없이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파도를 느끼느라 정신없었다. 달산포해수욕장이었는데 그 넓은 해변에 5-6팀정도만 있는 한적한 바닷가였다.
숙소는 태안 달산포해수욕장 앞에 있는 샤론펜션에 묵었다. 비수기라서 요금도 굉장히 저렴했고, 바다가 보이는 뷰도 좋고 서해안이라 해질 시간에 노을도 만나볼 수 있는 곳이었다. 쭉 이어진 서해안을 따라서 산책할 수 있는 기다란 해안선도 매력적이야.
보통 태안여행 하면 사람들은 안면도를 많이 떠올리는데, 태안은 반도처럼 바다가 휘 감고있는 형태라서, 안면도는 꽤 먼 편이다. 안면도 가기 전에 있어서 거리도 30분은 차 덜타도 되고 시설도 깔끔한데다가, 태안 월풀욕조가 있는 펜션이라 더 좋았다. 여독과 지친 몸을 따뜻한물에 노곤하게 풀 수 있는 곳.
2인 기준으로 수건은 4장, 입욕제, 드라이기, 휴지,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식기류 (와인잔, 소주잔, 위스키잔, 접시, 수저 등)이 준비되어있었다. 거의 몸만 가도 되는 수준이었는데, 폼클렌징과 칫솔은 없어서 따로 챙겨야했다. (치약은 있다.)
처음 숙소를 예약할 때 올라와있는 것에 비해서는 시설이 꽤 노후된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레 한마리 없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태안 오션뷰 펜션. 수세미도 새것이고 전자레인지와 커피포트도 있었다.
서해바다를 조망하는 창가라 일몰을 볼 수 있도록 베란다가 있는데, 이 베란다에선 단독 바베큐가 가능하다. 침대는 좀 연식이 있어서 용수철이 느껴지긴 했지만, 불편해서 못자겠다 정도는 아니었다. 매트리스만 바꾸시면 좋을 듯 ㅎㅎ
사진에서 보이는 살짝 진 언덕을 넘어가면 바다를 볼 수 있다. 숙소에서도 멀리 해지는 풍경이 보이고, 숙소 바로 앞 해변은 이런 느낌. 산책하려고 크록스를 챙겼는데 모래가 꽤 깊어서 씻기 편한 신발을 신으면 좋을 것 같다.
2년 전, 비성수기 기준으로 숙소가 9만원이었고 바베큐비용이 2만원이었는데, 당시엔 이벤트로 무료 바베큐세트를 준비해주셨었다. 처음엔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목살 퀄리티도 꽤 괜찮았고 주신 새우는 크기가 엄청 컸다. 숯도 가루가 많이 날리지 않아서 고기가 정말 적당히 잘 구워졌다. 2명이 먹기에 양은 조금 아쉬웠는데 식사량이 많다면 조금 더 먹을 것을 따로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둘이 각자 취향껏 술을 한 병 씩 챙겼는데, 증류주와 와인으로! 예전엔 고기를 잘 못구웠지만 이 때 쯤엔 고기를 더 잘구웠고 지금은 더 잘굽는 사람이랑 함께 😊
내가 고른 와인은 첼레 까베르네 소비뇽120이었는데, 탄닌감 없고 낮은 당도에 향이 좋은 와인이었다. 하얀 라벨의 증류주 려는 고구마 향이 느껴지는 깔끔한 맛의 소주였다.
숯을 좀 더 챙겨주셨었는데 덕분에 불을 좀 더 태우면서 불멍타임 ing 이 때 개인의 성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었던 것 같은데 당시엔 좀 날카롭게 의견을 교환하던 편이었는데 이젠 많이 부들부들 해진 알버트.
여행을 간다고 하니 스파크를 챙겨준 미정이 덕분에 반짝반짝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정말 조용한 바닷가이고 가족단위로 여행객들이 주로 오기 때문에 소리가 큰 불꽃놀이는 지양하고 스파크정도 즐깁시다 😌
다음 날 아침, 모닝커피를 위해 방문해 본 카페아일. 오션뷰에 좀 진심이라 열심히 찾아갔다.
날이 흐리고 전 날에 비해 많이 추워져서 음료를 호로록 마시고 튤립축제로 향했다. 딱히 카페가 좋았던 기억은 없다. 꽃지해수욕장 바로 앞이라 해수욕장에서의 접근성은 좋았다.
튤립으로 만든 다양한 조형물을 만날 수 있었던 태안튤립축제는 안면도에서 열린다. 그냥 꽃집에서 튤립 사면 색만 종류가 좀 있지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 줄은 몰랐다.
튤립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동물들을 보면서 사진도 찍고 그랬다. 비가 왔지만 월요일이라 사람도 많이 없고 한적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벚꽃이 피는 마지막을 노려 방문한거라서 튤립은 2/3가량 피어있었지만, 벚꽃+튤립+유채꽃+수선화를 한방에 볼 수 있는 태안튤립축제.
꽃_이렇게_찍으면_나이먹은거라던데.jpg
이렇게_찍으면_아저씨고.jpg
사진을 잘 찍어줘서 형형색색의 예쁜 튤립들을 한눈에 담고, 그런 나도 사진에 담길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비가 오고 은근 쌀쌀했지만 너무 재미있는 여행이었네.
그리고 광고 1도 없는 정말 찐찐찐 맛있었던 해물칼국수! 안면읍 해양관광로 892에 있는 낙지한마리 칼국수는 2년 전 1인분에 12000원이라 좀 비싸다 생각했는데 2인분에 낙지가 두마리인 것 보고 이야 최고다 최고 하며 먹었다.
국물이 진-짜 시원해서 전날 마신 술 싹 내려가는 맛이었고, 면에 국물이 잘 베어서 면도 맛있고 낙지도 탱글탱글. 진짜 낙지가 실해서 칼국수 양도 많고 끝내 남겼는데 2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한 맛은 기억 안나지만 칼국수가 꽤 맛있었어서 기억이 난다. 국물 감칠맛이 장난 아니었던 기억! 보통 태안 맛집검색하면, 괜히 비싼 횟집이나 주구장창 나오는데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오래 장사해주셨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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